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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a Park

Boys in the City 2004 - 2005





변두리의 여름방학, C-print, 2004


롯데월드, C-print, 2004


부상당한 미드필더, C-print, 2005


맨땅에서의 평가전, C-print, 2005


주전배터리, C-print, 2004


한국시리즈, C-print, 2004


3초간 멈춘 소년들, C-print, 2005


소년의 꿈, C-print, 2005


1단지를 접수한 소년들, C-print, 2005


아파트 속 학교, C-print, 2005





소년 도시를 살다

바야흐로 시대는 그들이 그저 소년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 조차 버겁게 만들고 있는 듯 하다. 급속한 테크놀러지의 발달은 그들에게 이미 영육의 수준을 뛰어넘는 가치체계를 요구하는 듯 하고 그에 따라 변모하는 온갖 사회현상들은 그들을 가끔 시험에 들게 하기도 한다. 도심속 거대 상업자본은 교묘함의 극치로 내닺고 있다. 그들은 막대한 자본의 힘을 이용해 서서히 소년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나아가 정신적인 체계마저도 통제하려고 한다.
도시라는 울타리에 처해진 그들이 온당하게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자아의 형성이나 미래에 대한 실현의지보다는 도처에 깔려있는 트랩들을 별탈없이 넘어서는 것 일런지도 모를 일이다. 불과 몇 년전만 하더라도 내게 나아가 우리들에게 ‘소년’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거의 정형화되어 떠오르던 기억 또는 이미지들이 오늘에 와서는 그렇게 되기를 거부하고 있는 듯 하다. 몇장의 사진으로 그들을 보여준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발상이며 무모한 시도인지는 작업을 실행한 사진가로서 통감한다. 다만 동시대에 던져진 작가로서 이러한 시기에 우리가 주목해야 할 몇가지 단서들을 제시하고, 거대한 기계조직의 부품처럼 만들어지는 듯한 ‘도시型소년’의 단면들을 보여줌으로써 소년이 살고 있는 우리사회가 품어내는 근본적 모순들과 상업적 욕망을 잘 보이는 탁자위에 올려놓으려 한다.

돌이켜보면 쉬운 듯 어려운 작업들이었다. 까놓고 말하자면 나는 그들을 보지 못한 것 같다. 보지도 못했는데 무엇을 다큐먼트 한다는 말인가.. 아마도 소년들의 눈에 내가 사진가로서의 노력은 가상하게 여겨졌을지 모르겠지만 그들은 나의 무거운 카메라로는 결코 멈출 수 없는 그 어떤 것은 끝내 숨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그들의 눈에 비친 나는 야자(야간자율학습)를 감독하는 담탱이(담임선생님)처럼 그저 사회적 규범과 보편적 잣대를 들먹이는 어른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리라. 끝으로, 기꺼이 나의 카메라 앞에 섰던(아니 그들 자신의 앞에 나의 카메라를 세울 수 있게 허락한) 도시를 살고있는 이 시대 소년들에게 공감의 끄덕임과 함께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

설명할 수 없는 혹은 관여할 수 없는 일이나 상황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충실한 기록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