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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a Park

Window for my Mom


2014 - 2022



거제, 2018



저항하는 나무, 2021



가지 못한 섬, 2022



산책, 2017



깊은 잠, 2017



꿈에 본 폭포, 2017



플로리다, 2016



끝없는 숲, 2017



아오모리, 2016



회색돌, 2021



검은돌, 2014



초록돌, 2017



꿈에 본 연못, 2018



인연, 2022



서귀포, 2017



혹성에서 #03, 2022



아라키처럼, 2020



클래식, 2020



클래식 #05



클래식 #04, 2020



클래식 #05, 2020



동해, 2016



몰라세 #01



소나기, 2017



이즈반도, 2016



멕시코, 2016




Area Park, 한국이름 박진영의 개인전 <엄마의 방>입니다. 연작 하나의 방향이 정해지면 무서운 추진력과 집중력을 내다가 이내 숨 고르기를 반복하는 사진가입니다. 그렇다고 그가 과작하는 작가는 아닙니다. 몇 년 간 우릴 덮친 환경이 최근작들을 쟁여두게 했습니다. 이 미공개 작품들이 이번에 쏟아져 나왔습니다. 몇 년 전에 분당과 부산에서 공개되었던 대표작들도 볼 수 있습니다. 전시는 갤러리 카린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부산은 그의 고향입니다.

전시장에 들어선 사람들이 행여나 개인전 제목 <엄마의 방>을 염두에 뒀다면, 그것과 전혀 다른 광경을 보게 됩니다. 숲과 들녁과 해변을 찍은 사진이 많습니다. 풍경 사진입니다. 플레임 속 그곳들은 로케이션 장소를 알 수 없습니다. 대놓고 낯섦을 부추기는 촬영입니다. 자연을 찍었는데, 이게 꼭 세트장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전경의 일부를 잘라낸 탓도 있을 겁니다. 탁 트인 풍경 사진이 마냥 편하지는 않아요. 관람자 각자 마음 속에 취약한 부분을 후벼 판다고나 할까요. 어루만져 줘도 모자랄 판에.

작가는 그동안 지켜온 원칙을 이번 개인전에서도 이어가려고 애썼습니다. 그 원칙은 적어도 세계 내 현상의 기록자로서 다큐와 르포타쥬 사진을 찍던 과거에서 지금의 풍경 사진으로 갈아탄 전과 후에 걸친 태도입니다. 디지털이 아닌 필름 사진을 쓰는 일이 그렇습니다. 나는 그 사실을 이번에야 제대로 알았습니다. 작가는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얻기 위하여 매 컷에 집중했습니다. 아무리 돈이 차고넘쳐도 전장의 총알과 같은 필름을 무턱대고 소비할 순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

작가는 이 와중에도 사실의 재현과 환영의 경계, 즉 자신이 본 것보다 보지 못한 채 흘려보낸 것을 필름에 새기려는 야심을 챙기고자 애썼습니다. 이 말은 느낌상 거룩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우여곡절 투성이였을 겁니다. 우리 모두가 하는 일이 사진찍기인 이 시대에, 사진 예술이 존재한다면 그 실천이 어떤 것일지에 관한 Area Park의 작업은 생고생입니다. 중천에 뜬 해를 마주하고 사진을 찍고, 컴컴한 밤에 사물의 미세한 요동을 담으려는 시도를 상상해보세요.

전시 타이틀과 공개작들과의 불일치에 관한 궁금증은 끝내 풀립니다. 알고 보면, 다른 제목을 붙일래야 붙일 수가 없는 곡절이 있습니다. 부친을 먼저 보내드린 박작가는 또 다른 아픔을 맞았습니다. 어머니가 알프하이머병 진단을 받은 일입니다. 나는 <어머니의 방>이 당신을 모신 병실인지, 주인을 떠나보낸 자택의 방인지 정확하게 모르겠습니다. 지난 세월을 함께 한 어머니와 박 작가는 함께 나들이 가고싶은 곳들을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이 그 길에 나서는 일은 이제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작가는 혼자 떠납니다. 사진은 그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사진이 그렇게 서정성을 과하게 드러내지는 않지만, 작가가 품은 상실감까지 숨기지 못하는 건 당연한 결과입니다. 갤러리의 세 장소에 나누어 보여주는 그의 작업 가운데, 번외 격으로 디스플레이된 영상 작업이 지하 공간에 있습니다. 그 옆에는 어머니의 사진과 방에 있던 시계가 걸렸습니다. 이 작업은 어머니의 방을 옮겨놓은 상징입니다. 그게 우리의 눈물샘을 자극합니다.

전시리뷰 윤규홍




군마현 로케이션, 2014



멕시코 로케이션, 2016



병원 면회, 2016



플로리다 로케이션, 2016



야쿠시마 로케이션, 2017



미야코지마 로케이션, 2019